대지지분‧전용률‧실거래가 해석으로 꿰뚫는 부동산의 본질
‘평수’의 함정에서 벗어나라…부동산 진짜 가치는 숫자 너머에
주식과 부동산은 자산을 키우는 양대 축입니다. ‘박관훈의 주부9단’은 주식(주)과 부동산(부)이라는 두 개의 축을 넘나들며, 투자 9단의 통찰을 갖추기 위한 여정을 함께합니다. 초보 투자자에게는 첫걸음의 길잡이가 되고, 경험 많은 투자자에게는 더 정교한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시장 흐름을 읽는 눈, 기회를 포착하는 전략, 현장에서 길어 올린 생생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편집자 주]
챗GPT
[이코노미스트 박관훈 기자] “아니, 같은 84제곱미터(㎡)인데 왜 저 아파트는 15억이고, 이 아파트는 5억밖에 안 해요?”
서울 강북의 아파트 A와 강남의 아파트 B. 두 아파트 모두 ‘전용 84㎡(약 25.4평)’로 같은 평수다. 그러나 A는 5억원, B는 15억원에 거래된다. 단순히 강북과 강남이란 입지 차이 때문일까?
많은 초보 투자자들은 아파트의 ‘평수’만을 기준으로 가치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같은 면적이라도 실제 사용하는 공간, 땅의 지분, 거래 시점의 맥락에 따라 아파트의 가치는 천차만별이다. 부동산 투자의 본질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구조와 맥락을 읽는 해석력에 달려있다.
이번 [박관훈의 주부9단]에서는 초보자도 꼭 알아야 할 부동산의 기초 개념인 대지지분, 전용률, 실거래가 해석 세 가지를 중심으로 ‘숫자에 속지 않는 투자력’을 키우는 방법을 알아본다.
대지지분: 내 땅의 크기가 미래 가치를 결정한다
아파트 투자에서 건물 자체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대지지분’, 즉 내가 가진 땅의 몫이다. 공동주택인 아파트는 단지 전체의 땅을 각 세대가 나눠 갖는데, 이때 전체 대지(땅)를 세대 수로 나눈 것이 바로 ‘대지지분’이다.
이 대지지분은 재건축·재개발 시 핵심 가치 판단 기준이 된다. 건물이 낡아도 땅의 가치가 높으면 사업성은 충분하며, 대지지분이 클수록 더 넓은 새 아파트를 받거나 추가 분담금을 줄일 가능성이 커진다.
예를 들어, A아파트(강북)와 B아파트(강남) 모두 전용 84㎡로 동일하지만, B아파트의 대지지분이 30평으로 A아파트의 20평보다 1.5배 많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향후 재건축 시 B아파트 소유주가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개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용적률 상향 등의 호재가 있다면 그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이처럼 대지지분은 재건축 시 조합원에게 제공되는 무상지분율(추가 부담금 없이 받을 수 있는 새 아파트 면적 비율)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클수록 사업성이 높게 평가된다. 또한, 공공기관 등으로 토지 수용 시 보상금 산정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물론 대지지분이 크면 토지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곧 자산 가치가 높다는 의미이며 중장기적 가치 상승을 고려하면 투자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전용률: 진짜 ‘내 공간’은 얼마나 될까?
“공급면적 110㎡(약 33평)라는데, 막상 입주하니 좁아요.” 이 같은 의문은 ‘전용률’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에 나온다. 전용률은 공급면적 대비 실제 사용하는 전용면적의 비율을 말한다. 공급면적은 전용면적에 복도, 계단 등 주거공용면적을 합한 것으로, 분양가 산정 기준이 되기에 오해를 낳곤 한다.
같은 84㎡라도 전용률이 낮으면 실제 내부 공간은 더 좁게 느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A아파트는 공급면적 110㎡에 전용면적은 84㎡다. 이 경우 전용률은 약 76.4%다. B아파트는 공급면적 125㎡에 전용면적 84㎡로 전용률은 약 67.2%다.
하지만 전용률이 낮다고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이는 넓은 공용 공간을 의미하며, 고급 커뮤니티 시설, 쾌적한 로비와 복도, 미려한 외관 디자인, 또는 사생활 보호에 유리한 계단식 구조 등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낮은 전용률은 실제 사용 공간이 기대보다 좁고, 넓은 공용면적으로 인해 관리비 부담이 커지며, 실사용 면적 대비 분양가가 높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전용률은 ‘손해’나 ‘이익’이 아닌, 건축 설계와 서비스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로 이해하고,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급면적 = 실제 넓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나 전용면적 기준으로 공간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실거래가: ‘진짜 시세’는 맥락 속에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은 유용하지만, 등록된 숫자만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다. 실거래가는 특정 시점의 거래 가격일 뿐, 모든 세부 조건과 상황을 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첫째, 실거래가에는 층, 향, 수리 상태 등 세부 조건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같은 단지 내에서도 수억 원의 가치 차이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할 수 있다. 둘째, 가족 간 증여성 저가 거래나 세금 회피 목적의 비정상적 거래가 시세를 왜곡할 수 있다. 셋째, 계약일과 신고일 사이 최대 30일의 시차로 인해, 특히 급변하는 시장에서는 현재 시세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급매’나 실제 거래가보다 높은 ‘호가’는 평균 시세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실거래가는 참고자료로 활용하되, 최소 3~6개월간의 계약일 기준 거래 내역으로 추세를 파악하고, 유사 조건 매물과 비교해야 한다. 비정상적인 직거래는 배제하고, 온라인 정보(손품)와 현장 방문(발품)을 통한 교차 검증이 필수적이다.
숫자보다 중요한 해석력…‘진짜 가치’ 꿰뚫는 안목 키워야
아파트의 가격은 단순한 평수나 외형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 숫자들 뒤에 숨겨진 대지지분, 전용률, 실거래 흐름 등의 구조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실제 가치를 만들어낸다.
부동산 투자의 성공은 겉으로 드러난 숫자가 아닌, 그 이면에 숨겨진 ‘진짜 가치’를 읽어내는 안목에 달려있다. 단순히 ‘평수’만 보고 투자했다가는 대지지분이 작아 미래가치가 낮거나, 전용률이 낮아 실생활이 불편하고 관리비 부담만 큰 집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맥락 없이 실거래가만 믿고 투자했다가는 왜곡된 시세에 휘둘릴 위험도 있다.
부동산 투자는 단순히 숫자를 쫓는 게임이 아니라, 그 숫자들이 의미하는 바와 그 뒤에 숨은 구조와 시장의 맥락을 정확히 해석하는 ‘힘’을 겨루는 지혜로운 여정이다. 대지지분, 전용률, 실거래가 해석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깊이 이해하고, 여기에 입지, 개발 호재, 정책 등 거시적 변수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비로소 우리는 시장을 꿰뚫어 보는 ‘투자의 9단’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아파트 매입 결정 전, 마지막으로 점검할 3가지> ①대지지분은 충분한가? (등기부등본 재확인!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가치를 담보한다) ②전용면적과 전용률은 나의 생활 패턴에 적합한가? (실제 사용 공간과 관리비까지 고려하라) ③최근 실거래가는 신뢰할 만한가? (다양한 조건과 변수를 고려해 ‘진짜 시세’를 판단하라)
※주의: 본 기사 내용은 투자 조언이 아닌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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