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교촌의 비밀은 ‘손맛’…‘교촌1991스쿨’서 소스 직접 발라보니
- 조리부터 포장까지 직접…브랜드 이해 높여
‘작다·느리다·짜다’ 오해 해명…조리 로봇 시연도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치킨에도 ‘손맛’이 필요하다.
교촌1991스쿨은 조리부터 포장에 이르는 치킨 제조 과정 전반을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며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기존에는 본사 신규 임직원이나 가맹점주 등이 2주 동안 합숙하며 받는 실무 교육이었지만, 지난 2023년 4월부터 대학생, 주부, 청소년, 사회소외계층 등 일반 고객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매달 교촌치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신청을 받아 정기적으로 실시했던 행사지만,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 위주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조리 전 약 900g…‘성형’ 후 300g 줄어

▲닭이 작다 ▲배달이 느리다 ▲짜다
교촌1991스쿨은 교촌치킨에 대한 3가지 오해를 바로잡고, 교촌이라는 브랜드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날 교육을 맡은 이조은 교촌에프앤비 아띠교육팀 책임은 “교촌치킨이 작은 닭을 쓴다는 건 사실이 아니지만, 양이 적은 건 맞다”라며 “타사와 같은 10호 닭을 쓰지만 한 조각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다”라고 말했다.
교촌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한 마리’를 기준으로 한 팩에 920g가량인 10호 닭을 21조각으로 나눠 사용한다. 불순물과 핏물을 제거하는 숙성 과정을 거치며 중량은 더 줄어든다. 묽은 물 반죽을 써서 얇은 튀김옷도 교촌치킨이 작은 이유 중 하나다.
담백하고 바삭한 치킨을 만들기 위해 두 번을 튀기는데, 그 과정에서 기름을 털고 치킨의 표면을 깎는 ‘성형’ 작업을 거친다. 치킨을 공기에 노출해 수분을 날리며 바삭한 식감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이날 조리 시연에서는 간장 한 마리와 허니콤보를 만들었는데, 조리 전 중량이 각각 957g, 913g이던 닭이 조리 후에는 655g, 725g으로 약 2~300g 줄어 들었다.

‘교촌치킨이 오래 걸린다’는 건 사실이다. 조리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교촌치킨 앱으로 포장 주문을 하면 픽업 시간까지 40분 정도가 뜬다. 직접 조리 과정을 보고 만들어 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교촌치킨 맛의 핵심은 바로 ‘소스’다. 교촌치킨은 한 조각씩 소스를 붓으로 발라 맛을 낸다. 한 조각당 한 면에 최소 3번 이상씩을 칠해야 한다.교촌치킨 한 마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반죽 가루와 소스는 정량대로 한 팩씩 포장돼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정해진 양만큼만 소스를 발라야 가장 맛있는 치킨이 완성된다.
소스가 남으면 싱거운 치킨을, 소스가 모자라면 짠 치킨을 먹게 된다. 내가 먹은 교촌치킨이 짜다면 소스가 정량보다 많이 발렸을 수 있다.
이 책임은 “‘교촌치킨이 짜다’는 건 오해”라면서 “소금 대신 간장을 사용하는 교촌치킨의 특성 때문에 짜다고 느낄 수는 있지만 실제 나트륨 함량은 타사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섬세한 ‘붓질’이 치킨 맛 좌우

“치킨이 맛없으면 본인 잘못입니다.”
간장 소스에는 감칠맛을 내는 마늘이 들어있다. 오른손잡이 기준 오른손으로 붓 아래쪽을 연필 잡듯 잡고 왼손으론 집게로 튀긴 닭을 고정한다. 붓에 소스를 충분하게 적신 뒤 마늘 입자를 떠서 쟁반 바닥에 세 번 찍고, 한 면당 3회 이상 소스를 바르면 된다.
소스를 바르다 보니 교촌치킨 특유의 냄새가 솔솔 올라왔다. 엘리베이터에서 냄새만 맡아도 교촌치킨이라는 걸 알 수 있는 ‘시그니처 향’이다.
맛없는 치킨을 먹고 싶지 않아 한땀 한땀 정성스레 소스를 바르다 보니 16명의 체험자 가운데 꼴찌로 치킨을 완성했다. 소스를 바르는 데 걸린 시간은 총 10여 분이다.
간장 한 마리 기준 ▲초벌 튀김 12분 ▲성형 2분 ▲2차 튀김 2분 등 도합 15분가량에 소스 도포 10분, 반죽과 숙성 시간 등을 고려하면 교촌치킨은 ‘패스트푸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교촌은 조리 과정에서 가맹점주가 느끼는 부담을 덜기 위해 ‘조리 로봇’을 도입했다. 지난 2021년 로봇 제조사 뉴로메카와 업무협약을 맺고 치킨 조리 로봇을 개발해 현재 전국 25개 가맹점에서 사용 중이다. 치킨 조리 로봇은 1차 튀김, 조각 성형(치킨 조각에 붙은 불필요한 튀김 부스러기를 제거하는 작업), 2차 튀김 과정 등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가맹점주가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낮 시간대 혼자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리와 전화 응대 등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다 보면 매뉴얼을 미준수할 때도 있는데 로봇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줘 가맹점주의 만족도가 높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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