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 전 투자 전략 선도한 한투證
시장 변화 속 대규모 지분투자 전략 점검 필요성↑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한국투자증권의 상장 전 자기자본(PI) 투자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시장에서는 공모시장 둔화, 보호예수 해제 이후의 주가 흐름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투자 회수 전략의 정교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수년간 상당수의 비상장 회사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 주관사 자리를 확보하고, 상장 후 단기간에 수익을 실현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어왔다. 대표적으로 2023년 상장한 마녀공장에 30억원을 투자해 약 100억원 규모의 차익을 거둬 증권사 IPO(기업공개) 하우스 투자 전략의 대표 성공 사례로 꼽혔다.
다만 최근 상장한 일부 기업들에 대한 회수 성과는 뚜렷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상장한 인스피언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같은 해 4월 보통주 형태로 주당 7928원에 26만1872주를 인수하며 20억원 가량을 투자했지만, 4월 22일 기준 주가는 8020원으로 큰 차이가 없는 상태다.
같은 달 상장한 성우 역시 2023년 9월 상장 전 보통주로 12만900주를 주당 1만6585원에 인수하는 등 총 20억원을 투자했으나 4월 22일 종가 기준 주가가 취득가보다 낮은 1만4680원에 그치고 있다. 특히 성우의 경우 보호예수기간이 30일로 짧아 이미 매도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2024년 사업보고서상 투자 지분을 여전히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상장 종목들 역시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오름테라퓨틱은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5월 구주를 주당 2만1000원에 14만2000주 인수하며 약 30억원을 투자했다. 22일 기준 종가는 약 2만7000원으로 취득 단가보다 28% 상승했지만, 보유 지분 절반은 6개월, 나머지는 1년의 보호예수가 설정돼 있다. 이에 실질적인 회수 시점은 오는 하반기 이후로 예상돼 성공적으로 투자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에이유브랜즈는 4월 22일 기준 주가가 공모가(1만6000원) 대비 약 16% 하락한 1만300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4월 신기술조합을 통해 주당 8000원에 8만7000주를 간접 인수했으나, 향후 3개월 내 유통가능 주식이 약 18% 늘어날 예정인 만큼 보호예수 해제 전 주가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
물론 수익을 안정적으로 실현한 사례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1년 쓰리빌리언에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투자해 주당 4030원에 49만6278주를 확보했다. 이후 절반가량인 28만2979주를 매각해 장부 기준 약 5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투자 시점과 기간을 고려할 때 비교적 무난한 회수 사례로 평가된다.
한편 에이럭스의 경우 이익 실현에는 성공했지만, IPO 하우스로서의 평판 리스크가 남았다.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주당 3600원에 48만5000주를 인수했고, 공모가(1만6000원) 기준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상장 당일 한국투자증권의 대규모 매도로 인해 주가가 9880원으로 마감되면서 공모가 대비 38.25% 하락했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장 주관사로서의 책임을 묻는 비판이 나왔다.
최근 다소 변화한 시장 분위기 속에 일각에서는 주관사들의 과감한 프리 IPO 투자 전략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관된 수익 실현이 어려워진 만큼, 투자 회수 시점과 방식을 보다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공모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투자 타이밍뿐 아니라 회수 전략 전반에 걸친 세밀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또 증권사들의 프리 IPO 전략이 단기 수익 실현에 치우친다는 인식이 형성될 경우, 하우스 전반에 대한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회수 시점 조율 없이 상장 직후 대규모 매도 등이 반복되면 주관사로서의 평판은 물론 향후 기업 유치 경쟁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여전히 프리IPO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참여자임은 분명하다"면서도 "보호예수 해제 이후에도 주가가 부진하거나 회수가 제한되는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과거와 같은 구조적 이점을 누리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은 맞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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