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인 APEC 2025 정상회의는 정치와 외교의 장을 넘어, 한국 문화와 브랜드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무대였다.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공식 스폰서뿐만 아니라 무대 뒤에서 조용히 활약한 ‘민간 브랜드들의 존재감’이 있었다. 음식과 화장품, 향을 매개로 이들은 또 하나의 ‘소프트 파워 외교’를 완성했다.
먼저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한국식 ‘치맥’이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회동 장소로 선택한 곳은 화려한 호텔 레스토랑이 아닌 서울 강남의 ‘깐부치킨’이었다. 이날 테이블에는 하이트진로의 맥주 ‘테라’와 소주 ‘참이슬’이 함께 오르며 자연스러운 ‘치맥 회동’ 장면이 연출됐다. 이 만남은 국내외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한국식 캐주얼 다이닝의 상징이 세계 무대에 오르는 계기가 되었다.
CNN 등 주요 외신은 “치킨과 맥주의 조합, ‘Chimaek’이 세계 리더들의 만남을 이끌었다”고 보도했고, 배달앱에서는 깐부치킨 메뉴가 품절되며 ‘APEC 특수’를 누렸다. 단순한 식문화를 넘어선 이 장면은 ‘한국식 환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SNS 캡처
뷰티 분야에서도 한국 브랜드의 존재감이 빛났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경주 황리단길의 올리브영 매장에서 한국 화장품을 직접 쇼핑한 뒤 마스크팩과 클렌징폼, 립밤 등 13개 제품을 SNS에 올리며 “한국에서 구입한 스킨케어 제품”이라는 문구를 남겼다. 이 게시물은 세계 주요 언론에 인용 보도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또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배우자 다이애나 카니 여사는 김혜경 여사와의 만남 자리에서 “딸이 한국 화장품을 갖고 싶어 해 올리브영에서 사올 리스트를 받아왔다”고 전했다. 외국인 방문객들이 매장에서 미리 캡처한 제품 사진을 보여주며 상품을 찾는 모습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번 APEC을 계기로 올리브영은 ‘한국 여행 필수 코스’이자 글로벌 K뷰티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사진제공=바니스뉴욕 뷰티
한편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대표단이 머문 힐튼 경주 호텔에서도 ‘민간 외교’는 계속되었다. 호텔은 국가 간 정상급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섬세한 환대를 준비했다. 대표단 도착 직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맞춤형 치즈버거가 제공되었고,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다이어트 코크 역시 해외에서 미리 공수해 확보해둘 만큼 세심한 준비가 이어졌다. 이 덕분에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 이후 “음식이 훌륭했다”는 인사와 함께, 현장 직원들에게 먼저 기념 촬영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텔의 정성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미국 대표단이 머문 330여 객실에 뉴욕 럭셔리 뷰티 브랜드 ‘바니스뉴욕 뷰티(Barneys New York Beauty)’의 센티아쥬™(Sentiage™) 바디세트를 어메니티로 준비한 것이다. 다양한 향 중에서도 특히 뉴욕의 세련된 감각과 프렌치 퍼퓸의 정제된 무드를 담은 센티아쥬™의 ‘베러 댄 에버(Better Than Ever)’ 향으로 준비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대표단에게 ‘향기로 완성된 환대’로 기억되었다. 이 향은 미국의 대표 백화점 삭스 피프스 애비뉴(Saks Fifth Avenue)에 입점된 바니스뉴욕의 베스트셀러 향으로, 자국의 익숙한 브랜드와 향을 먼 타국에서 만난 대표단이 특히 반가워했다는 후문이다.
백악관 보좌진은 “한국에서 뉴욕의 향을 만날 줄 몰랐다”며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호텔 측의 섬세한 준비와 따뜻한 환대에 대한 감사 메시지도 별도로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바니스뉴욕 뷰티는 이번 APEC 기간, ‘향으로 외교의 품격을 완성한 브랜드’로 주목받았다.
이번 APEC 2025는 단순한 경제·외교 정상회의가 아니었다. 세계 각국의 리더들이 한국에서 머무는 동안, 민간 브랜드들이 선보인 음식과 뷰티, 향기의 디테일이 한국의 매력을 가장 자연스럽게 전달했다. 깐부치킨의 ‘치맥 회동’, 올리브영의 ‘K뷰티 쇼핑’, 바니스뉴욕 뷰티의 ‘뉴욕의 향기’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한국이 가진 섬세한 감성과 글로벌 감각의 조화를 보여줬다. 무대 위의 외교가 공식적인 언어로 진행됐다면, 무대 뒤의 브랜드들은 ‘경험의 언어’로 외교를 완성한 민간 사절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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