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LG전자의 B2B(기업간 거래) 체질 개선이 생활가전 사업에까지 뻗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B2C(기업·소비자간거래) 사업 중심에서 B2B 사업 전환을 내세우며, 2030년까지 BS본부 매출을 지난해 매출 2배 수준인 10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하기도 했다. BS본부는 LG전자 B2B 사업의 핵심 본부로, 호텔·병원·공공기관·매장·기업·학교 등을 상대로 모니터, 전기차 충전기, 로봇 등 제품을 판다. 

여기에 LG전자가 B2C 전유물로 여겨졌던 생활가전도 B2B 사업으로 확장한 것이다. 실제 LG전자는 지난 21일 북미 1위 세탁솔루션 기업인 CSC 서비스웍스(CSC Serviceworks, 이하 CSC)와 협약 맺음을 알렸다. CSC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으로,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서 약 150만대의 상업용 세탁/건조기를 운영하는 북미 최대 규모 세탁솔루션 기업이다. 주로 아파트, 단지형 주택 등 대규모 주거 시설 및 대학 기숙사, 호텔에 설치된 공용 세탁실과 코인 세탁소 등을 대상으로 세탁장비 판매 및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LG전자는 상업용 세탁 시장 내 150만대 인프라를 보유한 CSC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상업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게 됐다. CSC 협약 외에도 LG전자는 지난해 미국 세탁솔류션 기업 워시와도 계약해, 상업용 세탁기를 공급해왔다.  
 
이 같은 LG전자의 빠른 B2B 시장 확장세에는 업계 최초로 상업용 일체형 세탁건조기에 저온제습 방식의 인버터 히트펌프를 적용한 기술력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 AS 역량도 미 B2B시장에서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LG전자는 북미에 1900개가 넘는 서비스 센터를 활용해 전국 각지에 전문적인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전자의 미 B2B 세탁 시장 수익율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미 상업용 세탁기 시장 규모는 약 14억3000만 달러(한화 2조440억원)로 오는 2029년까지 연평균 5.6%씩 성장할 전망이다.

김상용 LG전자 미국법인 HS담당 전무는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검증된 브랜드 신뢰도를 앞세워 글로벌 상업용 세탁기∙건조기 시장의 확고한 강자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의 생활가전 부문의 B2B 사업은 세탁기는 물론 TV부터 냉장고, 스타일러, 에어컨 등 품목별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 이중 TV는 이미 호텔을 중심으로 B2B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LG전자는 구글과 협업을 통해 호텔 환경에 최적화된 구글 캐스트 개발과 PoC(Proof of Concept·개념증명)를 진행해 올해 초 호텔 TV용 구글 캐스트 공식 인증을 획득하고, 국내외 호텔 TV에 서비스를 시작하며 고급 호텔에 TV 납품 규모를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2C의 강자였던 LG전자가 B2B에 집중하는 건 B2C 경쟁이 매해 심해지고, B2B 거래는 상대적으로 경기 변동의 영향을 덜 받고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낼 수 있어서”라며 “체질 개선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구광모 회장 취임 후 본격 드라이브를 건 만큼 공격적으로 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