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만난 K뷰티 [진격의 K-뷰티, 이번엔 유럽]➂
- 유럽의 패션·뷰티 중심지, 이탈리아 곳곳에 파고든 K뷰티
조선미녀·스킨1004·아누아·롬앤·어뮤즈·미샤 K뷰티 브랜드 총집결
'伊 올리브영' OVS 등 화장품 매장에 ‘K뷰티 카테고리’ 별도 마련
특정 국가 이름 붙인 카테고리는 K뷰티가 유일해
매장 직원 “K뷰티 고객 대부분 이탈리아인… ‘글래스 스킨’ 선호해”
현지 소비자들 “유럽과 재료 다르고, 품질 정말 좋아… 가격도 합리적”
[로마(이탈리아)=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유럽 패션·뷰티 산업의 중심지인 이탈리아 곳곳에 K-뷰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이탈리아 최대 패션·뷰티 유통 채널인 OVS와 헬스&뷰티 채널 더글라스 등에는 ‘코리안 뷰티’(Korean Beauty) 코너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특히 고객의 눈에 가장 잘 띄는 매장 중심에 한국 인디 화장품 브랜드를 비치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K-뷰티만 취급하는 화장품 전문 매장인 미인 코스메틱스(MiiN Cosmetics)와 엘리 코스메틱(Eli Cosmetic) 등이 이탈리아와 서유럽 쇼핑 중심지마다 자리를 잡고 유럽 고객층을 빨아들이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이탈리아인들은 “K-뷰티 제품은 성분과 콘셉트가 유럽의 화장품 브랜드와 완전히 달라서 매력적인 데다가 가격까지 좋다”고 입을 모았다.
패션 본고장 이탈리아 사로잡은 ‘넘버원’ K-뷰티
계산대 왼편으로 돌자 OVS의 화장품 코너가 펼쳐졌다. 역시나 진입구 맨 앞은 ‘코리안 메이크업’(Korean Make-up) 전용 매대가 자리 잡고 있었다. 티르티르·라카·롬앤·미샤·어뮤즈·페리페라 등 한국 색조 브랜드가 빼곡하게 진열된 가운데 제품을 테스트하려는 고객들이 여럿 보였다. 곁에서 고객 응대를 하던 OVS 매장 관계자는 “한국산 색조 제품은 지속력과 발색이 탁월해서 이탈리아인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귀띔했다.
색조만이 아니었다. 화장품의 꽃으로 불리는 기초 제품 카테고리도 ‘메이드 인 코리아’가 꽉 잡고 있었다. 스킨1004·아누아·센텔리안·조선미녀·바이오던스·라운드랩 등 이미 한국에서도 유명한 브랜드가 로마 시내 OVS 한쪽 벽면에 촘촘하게 들어차 있었다.
스킨과 로션, 에센스 같은 기초 제품군은 여성들에게 필수재로 여겨진다. 유행이 빠른 색조 제품과 달리 일단 한 번 사용한 후 마음에 들면 좀처럼 브랜드를 바꾸지 않는다. 이른바 ‘갈색병’으로 명성을 떨친 에스티로더, 일본의 간판 화장품 브랜드인 시세이도가 롱런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로마 시내 더글라스 매장에서 고객의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현지인 아티스트는 한국 스킨케어 제품의 효능을 극찬했다. 그는 “K-뷰티 스킨케어 제품은 텍스처는 가볍지만 동시에 고무처럼 탱탱하고 쫀득한 제형을 가졌다”면서 “특히 K-뷰티의 피부 관리 방법은 그동안 유럽에서 해왔던 방식과 완전히 달라서 더욱 매력적”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뷰티를 취급하는 매장에서는 클렌징 오일·클렌징 폼·페이셜 스크럽·토너·로션·마스크팩·세럼과 에센스·아이크림·페이스크림·선크림까지 총 10단계에 달하는 한국식 피부 관리법을 안내하는 홍보물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는 “K-뷰티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품질이 떨어지지 않고 효과도 좋다”고 덧붙였다.
K팝이 견인한 K뷰티
한국 화장품은 그동안 해외에서 ‘아시아 변방 국가 제품’으로 취급돼 왔다. 콘셉트는 개성 있지만 품질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편견 때문이었다. 실제로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일부 뷰티 대기업은 “서구권 백인들이 갖고 있는 미의 기준을 아시아 국가가 뚫기 상당히 어렵다”고 자조했다.
그러나 전 세계에 K-팝과 영화 등 K-컬처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K-뷰티의 위상도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OVS 매장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K-팝을 좋아하는 유럽인들이 늘면서 한국 연예인들의 피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SNS를 통해 K-팝 스타가 사용하는 제품을 알게되면서 자연스럽게 구매로 연결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탈리아 OVS 매장에 특정 국가의 화장품 브랜드만 모아놓은 코너는 한국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령 K-뷰티 카테고리 외에 일본이나 중국의 화장품 브랜드만 모아놓은 코너는 별도로 운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제 유럽에서 K-뷰티는 ‘일부’가 아닌 ‘주류’로 자리 잡는 추세다. 여러 화장품 브랜드 중 하나가 아닌, 독보적인 그 무엇으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탈리아 곳곳에서는 K-뷰티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화장품 유통 전문 매장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에만 수십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K-뷰티 전문 리테일 숍인 미인 코스메틱스와 이탈리아 피렌체 기반의 엘리 코스메틱이 대표적이다. 특히 미인 코스메틱스는 지난해 오직 한국 화장품만으로 2500만 유로(약 39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지오바니니 미인 코스메틱 베네치아점 매니저는 “한국 화장품 품질은 이탈리아에서도 이미 유명하고 현지인들이 정말 좋아한다”며 “SNS를 통해 한국이 얼마나 다양한 뷰티 브랜드를 보유하고, 한국인이 아름다운 피부를 갖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했다.
샤넬 션 엘리 코스메틱 CEO는 “우리 고객 대부분은 유럽계나 이탈리아인으로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SNS 채널을 통해 K뷰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K-팝의 영향력이 한국산 화장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다들 한국인 특유의 K-글래스 스킨(유리처럼 빛나는 피부)을 갖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로 위의 크리에이터, ‘배달배’가 만든 K-배달 서사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5/09/25/isp20250925000152.400.0.jpg)
![비혼시대 역행하는 ‘종지부부’... 귀여운 움이, 유쾌한 입담은 ‘덤’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5/10/02/isp20251002000123.400.0.jp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SK 이어 삼성도 HBM4 공급…내년 AI 메모리 판 바뀐다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조병규 40억 패소 "학폭 인정 아니지만…"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SK 이어 삼성도 HBM4 공급…내년 AI 메모리 판 바뀐다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단독]“회삿돈으로 샴페인에 에펠탑 관광”…과기공 산하 VC 해외출장 논란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단독]동국제약, 차세대 DDS 거점 기지 건설...해외 공략 박차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